담산(澹山) 하우식(河祐植)은 창주의 11세손으로 한말 남명학파의 대표적 학자중 한사람이다. 기호학파인 간재 전우, 노백헌 정재규, 월고 조성가 등 학자들과 교유하였는데, 예학에 정통하여 사례수록(士禮隨錄) 제례도(祭禮圖) 등을 지은 한말 선비이다. 1875년(고종 을해) 진주 단동(丹洞)에서 단파(丹坡) 계룡(啓龍)의 아들로 태어났다. 어릴 때부터 자질이 영민했다. 일찍이 조부가 애지중지하며 “장차 우리 집안을 크게 할 사람이다”라고 했다. 7세 때 배움의 길에 나가 불철주야 독서에만 힘쓰며 다른 기이한 것에 신경을 쓰지 않았다. 어릴 때 담산의 일화가 문집에 전한다.　경상우병사 정기택이 촉석루에서 백일장을 열었다. 담산은 동료들과 함께 구경하러 우병사의 집무실인 운주당(運籌堂)에 들어가려는데, 이때 우병사의 아들이 담산과 나이가 비슷하면서 남다른 재주가 있었다. 담산을 본 우병사 아들이 고함을 지르면서 저지했다. 우병사가 이를 알고 불러 아들을 질책하고 사과하면서 지필을 내리면서 시를 짓게 했다. 담산이 붓을 잡고 자리에 나아 가니 모든 사람들이 놀랐다고 한다.　일찍이 집안 어른인 해산(海山)공 경휴(慶烋)에게서 과거문을 배워 문장이 뛰어났다. 1891년 의령에 향시(鄕試)가 있었다. 이때 향시는 세자와 나이가 같은 사람만이 응시자격이 있었는데, 선비들이 나이를 속여 응시를 하고 또 시관과 결탁하여 급제를 하려는 것을 보고 담산은 과거를 포기했다. 그리고는 자신을 수양하는 성현의 학문에 정진했다. 소학으로부터 사서 근사록 심경, 제자백가 등 섭렵하지 않은 책이 없었다. 또 지역의 원로들을 찾아 학문을 질정했다. 노백헌 정재규, 월고 조성가, 농산 정면규, 수재 정봉기 등을 만나 지식을 넓혔으며 송산 권재규, 복재 조용상 등 당시 명사들과는 더욱 학문에 매진했다.

　1897년 옥천으로 가서 입재(立齋) 송근수 (宋近洙·1818~1902)를 배알했다. 입재는 1848년에 급제, 대사헌·좌찬성(左贊成) 등을 거쳐 우의정이 되고, 1882년(고종 19년) 좌의정이 되었으나 개화정책에 반대해 사임한 재상이다. 입재는 담산을 처음 만나 보고 그의 학문에 탄복을 했다고 한다. 청주에 들러 우암 송시열의 묘를 참배하고 연재 송병선, 심석 송병순을 만나 입신(立身)의 방법을 배웠다. 　1898년에는 벗들과 백운동 화산정에 모여 주자대전을 읽었는데, 원근의 30여명이 모였다. 1901년에는 덕산 대포에서 다시 옛 집으로 돌아와 강학을 열었는데, 집안 사람들과 선비들이 많이 와서 배웠다. 　1902년 면암 최익현이 남쪽으로 온다는 것을 듣고 단성의 신안정사에서 뵙고 이어 대원사 촉석루 쌍계사 칠불암 등지를 유람하며 많은 것을 배웠다. 1905년에 연재 송병선이 순국했다는 소식을 듣고 곡을 했으며 이듬해 봄 우산과 함께 가서 조문을 했으며 돌아오는 길에 면암을 뵙고 시의(時義)를 논했다. 이어 공주로 가서 간재 전우를 만나 수일동안 머물면서 성리학의 요결을 들었다. 노론계 대표적인 학자들을 만나 학문을 익혔다. 뿐만아니라 사계 신독재 전서, 송자대전, 동춘당집, 면암집, 간재집의 간행에도 적극 참여해 1900년대 초반 진주지역 노론계의 대표적 학자로 인정을 받았다.　담산은 조상을 위한 사업과 창주가의 문헌을 정비하는데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생원공 실기, 사농와집, 진양하씨족보 등을 간행하는 등 집안 관련 문헌을 편집 간행했다. 뿐만아니라 담산은 선조 창주의 위패가 모셔진 진주 임천서원 중건에도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부사 성여신, 조은 한몽삼 등 오현의 자손들을 규합하여 1938년 임천서당을 다시 건립한 것이다. 　이처럼 조상을 위한 사업과 집안 문헌들을 체계적으로 정리 편찬한 담산은 1943년 향년 69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다. 담산의 글과 학문은 문집(文集) 8권 4책 분량으로 세상에 전하고 있다. 문집 서문에 이르기를 “대저 정직하지 아니하면 바깥 어지러운 물건을 좇아 의를 지킬 수 없고 몸을 세울 수 없다. 말세 이후에는 의리는 어두워지고 막혀 선비된 자가 구차함을 편안히 여기고 화려하여 윤기나는 것만 좋아하여 직(直)의 뜻을 아는 자가 적어지게 되었다. 담산선생은 이 직(直)를 체득했다고 이를 수 있다”라고 했다.